‘출구전략 후폭풍’ 신흥시장 채권 넘친다

입력 2014-01-17 08:53 수정 2014-01-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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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 올들어 59조원으로 사상 최대…금리 상승 우려로 채권 발행 봇물

신흥시장에 채권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때문이다.

올들어 지금까지 신흥시장의 채권발행 규모가 550억 달러(약 5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확대됐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해당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통신은 전했다.

동유럽 최대 경제국인 폴란드 등 주요 신흥국은 물론 브라질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 등 기업들도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이달 51억4000만 달러어치의 유로ㆍ파운드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현재까지 채권을 발행한 신흥시장의 주요 108개 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정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가 각각 4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폴란드의 국채 발행 규모는 27억2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등 다른 동유럽 국가도 20억 달러 이상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3곳이 10억 달러 이상의 채권을 발행해 신흥시장 ‘톱15’에 들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에 따른 채권시장의 부진으로 올해 글로벌 채권 발행 규모가 27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9%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올 초 신흥시장의 채권 발행 열기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자금조달비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해 5월 테이퍼링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이후 블룸버그이머징마켓채권지수(달러 표시 채권 기준)의 평균 금리는 1.25%포인트 올랐지만 전날 5.14%로 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레지스 차텔리에 소시에떼제네랄 신흥시장 신용전략가는 “신흥시장 기업과 정부는 연준의 테이퍼링과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자신들의 자금조달비용이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채권 발행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슬로베니아는 오는 21일 미국과 유럽에서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을 위해 투자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폴란드 최대은행인 PKO폴스키은행은 전날 5억 유로 규모의 유로 표시 5년물 채권을 발행했다.

연준은 오는 28~29일 이틀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더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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