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신흥국이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스필오버(spill over, 파급효과)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필오버란 한 분야의 현상이 다른 분야로 확산돼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김 총재는 이날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금융협의회를 열고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신흥경제권은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하는 과정에서의 스필오버를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이달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착수하면 신흥국에서는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과거에 비해 높다”며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은 잘한 선택이고 그렇게 갈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올바르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또 최근 참석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중앙은행 총재 및 감독기구 수장회의(GHOS 회의)’와 관련해서는 선진국이 경기회복 자체보다는 생산성 제고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선진국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낮아진 생산성을 빨리 회복하기 위해 경제구조 개혁과 경제잠재력 제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권선주 중소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