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해산을 촉구하고 나섰다. 후발주자로서의 페널티를 최소화하면서 기성정당에 대한 공격을 시도함으로써 6·4 지방선거를 유리한 구도로 이끌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휴일인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정개특위는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정치세력의 이익만을 대변하려 하고 있기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특위의 즉각 해산과 전면 재구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의 (기초공천 폐지) 입장 번복은 자기부정이고 정치의 훼손”이라며 “공천폐지 무력화 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약속과 신뢰의 정치와 지금 새누리당이 취하는 입장과 태도는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정개특위 해산은 사실상 반대 하면서도 기초공천 폐지를 두고는 시각을 달리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새누리당의 노력을 정치훼손으로 모는 것은 본뜻을 왜곡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안 의원의 주장에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국회 정개특위 해산 요구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지자체를 민주당이 상당수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높은 지지율과 인지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접었다. 반면 민주당은 공천제 폐지를 통해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 중이다.
안 의원은 이 사이에서 공천제 폐지로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일정부분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커 보인다. 정개특위 해산을 요구한 건 여야 모두를 싸잡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휴일 회견도 알려진 것과 달리 사전에 기자회견 신청을 예약해 놓는 등 철저히 계획됐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안 의원이 주초부터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일부러 휴일에 회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태도는 양당을 치면서 올라서겠다는 뜻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