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와 외산 및 모바일 게임에 치여 주춤했던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대형 게임사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한 신작 게임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관련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7조3000억원에 비해 7.4%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모바일 게임이 성장을 주도했지만, 짧은 흥행주기와 극심한 마케팅 경쟁에 따른 피로감이 높은 만큼 올해는 흥행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온라인 게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임에 대한 몰입감과 수익성 측면에서 온라인 게임은 여전히 게임사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이에 개발 단계에서부터 마케팅까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모습이다. 각 기업들이 조만간 내놓을 신작들이 올 게임시장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온라인 게임하면 역시 ‘MMORPG’ =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 최대 기대작은 다음의 ‘검은사막’과 네오위즈게임즈가 개발 중인 ‘블레스’다.
3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다음의 야심작인 검은사막은 상반기 2차 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검은사막은 블랙스톤 쟁탈을 축으로 한 MMORPG로 힘과 부의 원천을 둘러싼 반목과 대립이 오픈월드에서 펼쳐진다.
특히 검은사막은 게임 내에서 자유도가 높고, 자체 개발엔진을 사용해 최고 수준의 그래픽 퀄리티를 자랑한다. 게임 내 자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력 간 대립을 그리고 있어 대규모 공성전과 사용자간 대결(PvP)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특히‘릴’,‘R2’,‘C9’등의 게임을 흥행시킨 김대열 펄비어스 대표가 2010년 회사 설립 후 내놓은 첫 게임이라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네오위즈 게임즈의 기대작이자 구원작이 될 ‘블레스’도 기대를 모은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게임을 위해 지난 2009년 9월 블레스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한재갑 총괄 디렉터를 필두로 ‘리니지2’,‘아이온’, ‘테라’ 등 대작 MMORPG를 개발한 국내 최고의 개발진 150여명이 참여했다. 개발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 추산 500억원에 이른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이용자가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구현한다는 목표로 단순 반복적 퀘스트(미션)를 지양하고 실제의 삶과 같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추구하도록 했다. 블레스는 2014년 1분기 첫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중요한 게임이기에 업계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흥행에 실패하면 게임사뿐만 아니라 휘청이는 게임산업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모바일과 온라인 두마리 토끼 = 올해 온라인 게임시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모바일 강자로 우뚝선 넷마블, 위메이드의 온라인 게임 흥행 여부다.
지난해 상반기 모바일 게임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한 두 회사는 올해에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넷마블은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PC온라인 게임 신작 6종을 준비하고 있다. 전략액션 게임 기대작 ‘파이러츠: 트레저헌터’를 비롯해 이용자가 직접 만든 맵에서 총싸움을 즐길 수 있는 이용자 창작형 슈팅게임 ‘브릭포스’, 전투액션을 앞세운 액션 MMORPG ‘엘로아(ELOA)’ 퍼즐과 액션을 결합한 최초의 퍼즐액션 RPG ‘퍼즐앤나이츠’ 등이다. 아울러 빠른 액션이 특징인 ‘미스틱파이터’와 동서양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웅매니지먼트게임 ‘월드 히어로즈 온라인’등 다양한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엘로아의 경우 테스트 첫 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3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60%의 재방문율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넷마블 임형준 본부장은 “내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온라인 게임 IP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기간 무려 10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이카루스(ICARUS)’도 화려한 비상(飛上)을 준비 중이다.
이카루스는 블록버스터급 규모와 아름다운 그래픽,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된 중세 유럽 스타일의 MMORPG다. 그동안 단순히 사냥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각종 몬스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펠로우 시스템’, 이들을 길들인 후 탑승해 펼치는 ‘지상 및 공중전투 시스템’은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는 불가능했던 경험을 게이머들에게 선사한다.
게이머들이 주문하는 대로 세분화해 만들어주는 이른바 ‘커스터마이징시스템’을 통해 머릿속으로 그린 수백개의 캐릭터 외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강점이다. 위메이드는 오는 3월 이전에 이카루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