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5년 만에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에 재인수된다.
오비맥주는 20일 자사의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AB인베브에 재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B인베브의 인수 가격은 58억 달러(약 6조1600억원)로, KRR·AEP는 약 4조원의 매각 차익을 올리게 됐다.
AB인베브는 2009년 7월 안호이저부시와 인베브의 합병 이후 디레버리징(차입축소)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5년 이내에 우선 매수하는 조건(콜옵션)으로 2조3000억원에 오비맥주를 매각했다. 더불어 KKR·AEP가 다른 회사로 오비맥주를 재매각할 경우 이익의 15%를 배분받는 권리(언아웃)도 보유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몇 년간 브랜드 ‘카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맥주회사로 성장했다. 2012년 말 기준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각각 55%, 44%를 차지하고 있다.
매각 이후에도 오비맥주와 AB인베브는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AB인베브의 브랜드에 대한 독점 라이센스를 갖고 국내 시장에 유통해 왔다.
AB인베브 인수 후에도 오비맥주의 경영은 현재의 대표이사인 장인수 사장이 지속적으로 맡게 되며 한국 본사와 사명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오비맥주는 AB인베브 아태지역에 속하게 된다. AB인베브 아태지역은 미셸 두커리스 사장이 총괄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언아웃 권리에 따라 AB인베브의 실제 지불 가격은 54억8000만 달러(약 5조8200억원)가 될 것”이라며 “이번 거래는 국내의 관련 법에 따라 정부 승인 및 기타 선결 조건을 충족한 후 올 상반기 중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