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위스 정상회담… 양국 근로자 보험료 면제·제3국 공동진출 합의

입력 2014-01-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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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부문 1억7000만 달러 MOU도

스위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교역·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창조경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국 파견근로자의 상대국 연금보험료 및 고용보험료 납부를 최초 6개월간 면제키로 하는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해 근로자의 세부담을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스위스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는 1인당 연간 최대 229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 파견된 스위스 근로자는 1인당 연간 최대 1010만원의 혜택이 예상된다. 이런 부담 경감은 양국 간 교류 및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협력을 통한 제3국 공동 진출’ 약정을 맺어 양국 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경우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자금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한-스위스 공동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우리나라 산업기술진흥원, 스위스 기술혁신위원회를 통해 공동 기금을 조성, 본격적인 협력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스위스엔지니어링협회(SWISSMEN)가 체결한 ‘글로벌 기술인력양성 양해각서(MOU)’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기계·바이오 분야 마이스터고 졸업자 중 주한 스위스기업 취업자 20명을 매년 선발해 1년은 국내에서, 2년은 스위스에서 전문화된 직업교육을 시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마이스터고 졸업자가 기술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는 로드맵을 제시, 학력 등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두 정상은 이밖에도 의약치료용 제품 규제, 산업기술·연구기관 기술사업화 등 총 9건의 정부 간 MOU를 체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서는 5건의 부품소재 공급 MOU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용수설비 밸브 전문업체인 에스디디(SDD)는 스위스 모 회사와 협상해 향후 7년간 8000만 달러의 밸브를 장기 공급키로 했다. 에코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위블로에 신소재 부품을 10년간 5000만 달러 규모로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패션그룹 형지는 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와일드로즈(WILD ROSES) 아시아 판권 인수 계획을 밝혔고, 에스에이에스(SAS)와 동양메탈공업(DYM)은 플랜트설비 공급 의향서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스위스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국가에 창의력과 혁신은 최적의 성장동력”이라며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투자와 교류가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현지에서 대규모 금융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 파악토록 하고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뒤 김기춘 비서실장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이 밝히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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