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기’(단타매매)가 잦은 자산운용사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매매를 적게 하는 회사들보다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200억원 이상 36개 운용사의 지난 3분기 말 매매 회전율은 183.36%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운용사의 1년 수익률(액티브기준)은 -0.2%다.
이 가운데 매매회전율이 평균 보다 높은 12개 운용사의 수익률은 -1.79%로 부진했다. 반면 나머지 24개 운용사의 수익률은 0.59%를 기록하며 변동장세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거뒀다.
매매 회전율이란 펀드 매니저가 얼마나 자주 주식을 사고 팔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연 환산 주식매매 회전율을 해당 분기의 주식평가액 잔액으로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1000억원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분기 매매 회전율이 1000%라면 이 운용사는 3개월간 자산의 10배인 1조의 주식을 사고 판 것이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펀드가 지불하는 수수료가 많아지기 때문에 수익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매 회전율이 가장 높은 운용사는 KTB자산운용(588.63%)로 유일하게 500%를 넘겼다. 이 회사의 1년 수익률은 -0.74%를 기록하며 평균 성적을 하회했다. 400%를 상회한 메리츠자산운용(478.87%)과 플러스자산운용(446.72%) 역시 수익률이 각각 -3.86%, -1.97%로 부진했다.
이 밖에 마이애셋자산운용(매매회전율 346.13%, 1년 수익률 -2.63%), 대신자산운용(282.81%, -2.80%), 현대자산운용(259.12%, -3.63%),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231.62%, -2.54%), 동양자산운용(214.89%, -5.29%) 등도 매매회전율이 높으면서 수익률은 부진했다.
반면 한국밸류, 신영, KB 등 ‘가치투자 3인방은 매매회전율이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수익률 역시 좋았다. 우선 KB자산운용의 매매회전율은 88.16%로 100%를 하회했지만 1년 수익률은 3.48%나 됐다. 신영자산운용(103.85%)과 한국밸류자산운용(155%) 역시 매매회전율이 100%대였지만 수익률은 각각 12.07%, 11.77%로 상위권을 굳혔다.
이 밖에 슈로더투신운용(매매회전율 66.65%, 수익률 2.44%),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75.3%, 2.09%), 베어링자산운용(92.56%, 1.62%), 도이치자산운용(110.29%, 1.12%),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11.02%, 1.12%) 등도 매매회전율이 낮으면서도 수익률이 우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