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재판 막바지, 검찰-변호인 '같은 증거 다른 해석' 눈길

내란음모 재판 막바지

▲지난해 9월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는 도중 몸싸움을 벌이며 소리지르고 있다.(사진=뉴시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재판이 핵심증거인 'RO회합' 녹음파일에 이어 나머지 압수물에 대한 증거조사에 착수하는 등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내달 3일 검찰의 최종 의견진술을 듣고 변론을 종결하면 늦어도 2월 17일 이전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20일 이 의원 등 7명에 대한 39차 공판기일에서 문서 형태의 일반증거물과 26편의 북한영화(66개 파일)로 이뤄진 디지털증거물에 대한 증거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은 이 의원 주거지에서 CD로 압수한 북한영화 '민족과 운명'을 재생 시청한 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잘못된 점을 부각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 반면 '김일성 장군님' 등으로 칭하면서 북한체제를 완전히 옹호하고 떠받들어 그 자체로서도 이적성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2002년 영화진흥위원회가 '홍길동' '임꺽정' 등과 함께 북한영화 50선에 선정하면서 권장한 영화"라며 "유신체제 등 남한 현실을 비판한 것으로, 북한체제나 정권을 찬양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북한영화 '심장에 남는 사람'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발전을 독려하는 내용에 불과해 대한민국 체제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없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이 아니며 현재 통일부에서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상영중인 영화"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오전 재판에서 국정원이 피고인들의 주거지에서 확보한 책자와 자필메모 등 문건을 놓고도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재판부는 오는 21일과 23일 남은 증거조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24일과 27일, 28일 사흘에 걸쳐 이 의원 등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내란음모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정치권에서도 재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내란음모 재판 막바지에 검찰과 변호인단이 같은 증거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재판부의 판결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내란음모 재판 막바지는 어차피 항소와 상고까지 이어질 만큼 실질적인 막바지는 아니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어 설 연휴 이후인 내달 3일 검찰 측 최종 의견진술을 듣고 변론을 종결한 뒤 결심공판으로부터 2주 이내 선고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에 따라 늦어도 내달 17일 이전 1심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