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대란]시중에 떠도는 개인정보…불법 ‘암거래’ 더 심각

입력 2014-01-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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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업체 직원 금전 유혹에 노출…통신·여행·항공 全분야 불법유통

‘대한민국은 개인정보 암거래 공화국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진원지인 카드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문어발식 정보 유출 경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지금도 개인정보가 금전거래 상품으로 둔갑한 정보유통시장에선 개인정보가 단돈 1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정보는 희소성에 따라 가격을 달리해 유통된다.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 단순 정보만 있으면 10원에서 50원의 가격표가 붙는다. 주민번호나 카드번호, 대출이력 등 고급 금융정보가 포함되면 5만원에도 거래가 된다.

금융회사가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보안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담장 너머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정보로 취급되는 게 현실이다.

이번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장본인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 박모씨는 대출광고업자 김씨에게 개인정보 1억400만건을 넘긴 대가로 1650만원을 받았다.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가치가 1원도 안 되는 셈이다.

이처럼 금융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출모집인이나 금융사의 정보 보안을 담당하는 외주업체 직원들이 금전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또 하나의 개인정보 불법 유통시장의 주범이 있다. 이들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대출 영업을 한다. 금융사로부터 흘러나온 고객의 개인정보가 모이고 또 다시 흘러나가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파악된 법인 수는 306개. 약 2만명의 대출모집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금전거래 유혹에 불법 대부업 중개나 개인정보 브로커 등 음지시장으로 이동할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개인정보 유통시장은 금융권에만 연관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 유통업체, 여행사, 항공사 등도 다양한 개인정보를 갖고 영업을 하고 있어 불법 유통되고 있다.

금융회사 계열사 간 개인정보 제휴처럼 이동통신사와 대리점, 기업 패밀리사이트 등 고객정보가 아무런 제재 없이 유통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무엇보다 고객 자신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개념이 명확해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개인정보에 대해 경각심이 높지만 작은 경제적 이득에는 정보를 쉽게 유출하는 성향을 보인다. 길거리 모집행위 과정에서도 회원가입서를 통해 개인정보 공개에 별다른 의심이 없다. 개인과 기업 등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적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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