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관련 연공급 임금방식 한계…직무 임금체계 도입을"

입력 2014-01-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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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계 개편 대토론회

통상임금 논란 속 연공급 임금체계 방식을 벗어나 직무 임금체계 방식이 도입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국민경제자문회의,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하고 고용노동부가 후원한 임금체계 개편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 일의 가치에 따라 기본급여가 결정되는 직무급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는데 가장 적합하고 비정규직, 고령화, 여성차별, 시간선택제 등 산적한 노동시장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대안이다"라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경영계, 정부에서 주장하는 직무급과 성과급은 별개"라며 "성과급은 두 가지 의미가 혼합돼 있다. 고정급 비중을 줄이고 개별, 집단 성과급 비중을 늘리는 것과 기본급 인상을 연공서열 대신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게 있다. 직무급은 후자와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은 "생활급적 요소를 인정하면서 학력·연공서열보다는 하는 일의 내용과 양에 맞게, 일하는 사람의 능력과 성과·생산성에 부합하게 임금을 정하는 게 상생의 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원이 지난해 8∼10월 은행 사무직, 병원 간호사, 완성차와 1차·2차 부품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면접 조사 결과 기본급 비중은 45∼55% 정도로 총액 대비 낮았고 직무급 도입 비중도 25∼35%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호봉급을 도입한 곳은 65∼100%(복수응답)로 나타났다. 직무급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직무평가의 어려움, 인사경직성을 가장 많이 꼽았고 직무별 시장임금 부재, 근로자 반대 등도 지적됐다.

이 소장은 "직무급 정착은 비정규직 차별의 여지를 줄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노동계가 지지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원칙에 가깝게 가는 것"이라며 "기업별로 다른 협의의 직무급이 아니라 직종별로 숙련과 역량을 감안한 넓은 의미의 직무급 체계를 정부가 개발하고 노사가 동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노동법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판결의 한계를 입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내에서도 반대의견과 별개 의견이 있어 찬반 견해가 대립하고 있고 정책 판단 방향이나 법리에서도 논란이 있다"며 "논쟁의 배경에는 한국형 임금체계의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고정급 현실화, 상여금 실질화, 성과 및 변동급 도입, 직무급제 반영 등을 통해 통상임금의 기준과 명목을 실질적으로 일치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노동부 지침은 법규범성이 없어 노사 다툼을 막을 수 없다"며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등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쓰기보다 통상임금 범위를 명확하게 정해서 근로기준법에 직접 입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원칙적으로 명칭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에 지급하는 모든 임금으로 한다는 제안에 찬성한다"며 "기업 부담 증가를 덜기 위해 처음에는 (연장근로수당 산정시) 통상임금의 일정 비율을 적용하다가 단계적으로 이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정한 통상임금 제외 금품을 명시하는 방안은 해석상 논란을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이런 논의가 통상임금 범위를 감축하려는 의도라면 입법정책으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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