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농협은행 최초로 여성 본부장에 취임한 문갑석 수탁업무부장은 23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농협은행 수탁업무부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 65곳의 펀드액 41조80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의 비이자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부서다.
문 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일선 영업점 지점장으로서 개인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지만 이제는 농협은행을 대표하는 수탁업무부장으로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더 큰 규모의 영업을 펼쳐야 한다.
업무 성격은 다르지만 문 부장은 ‘답은 고객에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오전에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고 오후에는 고객을 만나러 나간다”고 말했다.
1980년 농협에 입사한 문 부장은 보수적인 농협 문화에서 여성이라는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여기고 무서운 추진력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승승장구해 왔지만 한편으론 고속 승진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앞으로 문 부장의 행보가 여성 후배들의 첫발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문 부장은“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승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인사가 난 후 이름 모를 농협 여직원들로 부터‘우리가 힘이 생겼다. 잘해서 우리에게 힘이 돼 달라’는 내용의 응원 문자와 메일을 많이 받았다. 제가 잘해야 후배들의 앞길을 막지 않을텐데”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문 부장은 이내 자신감 넘치는 선배의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했다. 그는 “보통 가계나 중소기업의 돈 관리는 사모님들이 주로 한다”며“오히려 여성이라는 점을 활용해 진심을 가지고 고객의 공감을 얻는다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