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 강화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휴일이던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중심으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의 강도를 높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 차관은 회의에서 “최근 신흥국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면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테이퍼링이 실시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실제 급락하고 있는 데다 그 여파로 뉴욕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 사이 통화가치가 14%나 폭락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우리나라와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비중도 많지 않지만, 신흥국 전반으로 영향이 파급되면 한국의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 차관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적 불안 요인과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악화, 외화유동성 부족 등 신흥국의 대내적 취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총선과 대선 등 정책 환경의 문제 역시 주목할 부분이 있다”고 신흥국의 정치 불안 상황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신흥국의 시장 불안이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시나리오별 위기관리계획을 점검·보완해 상황에 따라 신속·과감히 대응하고 외채 구조 개선 및 재정건전성 유지 등 대외건전성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