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위기설] 2001년 디폴트 악몽 재연되나...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14-01-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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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위기설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위기설이 나오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풍경. 사진=블룸버그

남미 2위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2001년 아르헨티나를 덮친 디폴트 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지난 한 주에만 15% 하락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 우려로 그 불똥이 신흥시장까지 튄 영향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달러화를 팔아 페소화 폭락에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지난 23일(현지시간) 페소화 가치는 전날보다 8% 떨어진 7.75페소로 거래를 마쳤다. 1거래일 하락률은 지난 2001년 일어난 외환위기 이후 최대였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화 방어를 위해 1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아르헨티나의 앞날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운브러더스 해리먼의 환율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우리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앞으로도 하방 압력에 노출된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아르헨티나는 연내에 심각한 채무 위기나 외환 위기, 혹은 이 두 가지 악재에 모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간 페소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매해왔다. 지금까지 페소화 가치의 폭락은 이따금씩 일어났다. 2001~2002년 외환위기 당시 아르헨티나는 10년간 시험 도입한 ‘1달러=1페소’의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면서 950억달러 규모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의 수난은 계속됐다. 최근 수개월간 높은 인플레이션율 때문에 페소화 방어 비용이 서서히 확대했다. 중앙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는 올초 시점에서 29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외환보유고는 2011년에만해도 520억달러의 높은 수준에 있었다.

애널리스트 및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유지하는 페소화 시세 변동을 용인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불과 지난주의 일. 호르헤 카파타니치 아르헨티나 총리는 지난 23일 오전, 당국이 외환 시장에서 퇴장했음을 시사했다. 카파타니치 총리는 "국가 주도의 개입이 아니었다. 자유 시장의 신봉자들 때문에 외화 수급 관계 그 자체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 시장의 시험 도입은 오래가지 않았다. 페소화 가치는 22일 오후부터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해 23일 새벽에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결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팔아 시세를 가라앉히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번 페소화 가치 급락은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인 고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이 도입한 경제 모델의 한계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대통령은 2001년 외환위기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확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정부의 역할은 환율 관리, 한정적인 물가 통제에 그쳤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해 자국의 인플레율이 10.9%였다고 보고 있으나 이코노미스트들은 25~30%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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