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추진한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이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 채용은 전년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도입키로 한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전면 백지화 한 것은 ‘대학 총장 추천제’가 얘기치 않은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전국 200여개 대학에 총 5000명의 추천 요청을 했으나, 각 대학이 자신들이 추천받은 인원을 공개하면서 대학 서열화와 지역차별을 조장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당초 삼성이 서류전형을 부활시키고 대학 총장추천제를 도입한 것은 ‘삼성 고시’로 불릴 정도로 삼성 채용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그룹 채용을 위한 직무적성검사 SSAT 시험 응시자는 20만명이 몰렸다. 같은 해 하반기에만 무려 9만명이 몰려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비용도 문제다. 한 번에 10만여명에 달하는 응시생을 위한 고사장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이에 서류전형을 부활시켜 SSAT 응시인원을 감소시키고 보완책으로 총장추천제를 제시했으나, 결국 대학과 정치권의 반발에 밀려 무산됐다.
결국 삼성 입사를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총장추천제가 지역차별, 대학서열화 등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면서, 삼성 측은 전면 백지화를 결정한 것. 이와 함께 서류전형과 열린 채용도 함께 유보했다.
28일 오전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은 28일 긴급브리핑에서 신규 채용 제도의 전면 백지화를 발표하며 “전혀 생각지 않았던 대학 서열화 지역차별 논란 등이 일어나서 이런 상황에서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총장추천제 만이 아니라 발표했던 내용을 전면 유보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제도든 취지가 좋다고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