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테마주 열풍] 朴대통령 “창조경제” 한마디에 3D프린터株 들썩들썩

입력 2014-01-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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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 방안 “통일은 대박” 발언에 현대엘리베이터 등 경협주 인기 ↑

중국 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주를 생산하는 A업체의 주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패 척결 운동으로 내리막을 걷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급등세를 연출했다. 지난 19일 중국 국영 CCTV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오타이주를 호평했다고 보도하자 21일 이 회사의 주가가 5%대로 급등 마감한 것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정재계는 물론 증권시장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다. 국내 증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온갖 종류의 테마주가 형성됐다 소멸하곤 한다. 갑오년 새해를 맞은 주식시장에도 회사의 펀더멘털과 무관한 ‘박근혜 대통령 테마주’가 여전히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3D프린터 테마주 대표적=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갑오년 증시에는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테마주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3D프린터주다. 3D프린터는 미리 입력한 설계도에 따라 3차원 입체 물품을 찍어내는 기계로 항공기 모델·개인 맞춤형 의약품 제작·장신구 제조 등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3D프린터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다 내년 이후 가정용 3D프린터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연말부터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연초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더해지며 관련주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창조경제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3D프린팅 등 신산업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 국가 전략 수립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TPC, 잉크테크, 하이비젼시스템, 우리기술, SMEC 등 3D프린터 관련주가 동반 급등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D프린터 관련주 중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들을 선별해야 한다며 꾸준히 조언하고 있다.

◇남북경협주, 일자리 관련주도 덩달아=남북경협주, 일자리 관련주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테마주로 형성됐다. 앞서 지난 6일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밝혀 집권 2년차에는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온힘을 쏟을 것을 강조했다. 이어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통일은 우리의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차 경제운영 방향을 밝히자 관련주들은 테마주를 형성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으로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자 증권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에머슨퍼시픽, 로만손, 재영솔루텍 등 대표적 남북경협주가 주목받았다.

일자리 창출을 언급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종목들도 관심을 모았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3년 후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발언이 관련주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사람인에이치알, 윌비스, 에스코넥 등 일자리 관련주는 다음날 동반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테마주 고점 대비 48% 하락=지난해 주식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테마주 역시 박근혜 대통령 관련주들이었다.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노인복지·SNS·일자리 창출·해저터널 등 단순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종목들이 정책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들썩였다.

또 박근혜 정부가 인수위를 운영하던 당시 박근혜 정부의 5대 국정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때 첫째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였는데 이와 함께 인수위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헬스케어 분야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혀 헬스케어주도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DMZ에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인근에 땅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는 ‘DMZ 테마주’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단순한 정책 기대감에 형성된 테마주의 최후는 늘 그렇듯 좋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대 대통령선거 테마주 174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정치 테마주 주가는 최고가 대비 평균 48% 하락했다. 특히 금감원은 정치 테마주 주가가 고가 대비 80% 이상 급락해 투자 원금도 회복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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