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해 최악의 경영실적으로 '어닝쇼크'가 확산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 우량주로 꼽히던 대림산업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관련업계의 예상을 벗어나며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6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92%나 줄었다. 3분기까지 359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4분기 들어 3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이날 역시 대우건설이 지난해 영업손실 1199억원, 당기순손실 6514억원 등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실적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었다. 증권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4분기에 소폭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누적 적자가 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해외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GS건설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만 7980억원에 달해 연간으로 대규모 영업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르와이스 플랜트 현장 등에서 대규모 적자 등이 원인으로 올해 2분기까지는 해외공사 부실에 대한 적자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어 당분간 흑자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353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연간실적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4분기에 소송 관련 손실과 아파트 현장 공사 손실 등을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상장회사인 SK건설도 사우디아라비아 와싯 가스플랜트 등의 부실로 지난해 3분기까지 31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4분기에도 추가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어닝쇼크 내지는 적자를 기록한 것은 대부분 해외건설의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는 2004년만 해도 연간 30억달러에 그쳤지만, 2005년부터 급격히 늘 2010년엔 역대 최고인 472억달러를 기록했다. 파이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로 먹을꺼리 찾기에 급급했던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원인을 “4분기에 모두 5359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쇼와이바 발전소 및 사다라 석유화학 플랜트, 쿠웨이트의 LPG 가스 플랜트 3개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찌감치 선별 수주를 해온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어닝쇼크를 피해갔다. 현대건설은 과거 워크아웃 당시 잠재 부실을 많이 털어낸데다 저가수주 공사가 많지 않았고 원가관리에 중점을 둔 결과 이윤창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6% 줄었지만 4333억원의 흑자로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건설업계에서는 올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수주가 집중됐던 2009∼2010년 물량이 대부분 올 상반기에 준공돼 빨라도 3분기부터 부실을 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2분기까지 적자가 예상되지만 모든 부실이 해소돼 3분기 이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면서 향후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