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세뱃돈으로 주고 싶은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주식시장 분석가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대신 부상한 종목들은 한국전력과 네이버 등 주로 내수주였다.
29일 연합뉴스가 국내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두 종목씩 '세뱃돈 주식'을 꼽아달라고 요청한 결과 삼성전자를 추천한 증권사는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등 두 곳에 그쳤다.
2011년도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삼성전자를 추천한 증권사가 6곳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2012년에는 신한금융투자 직원 38%가 자녀에게 세뱃돈 대신 사주고 싶은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00조원, 영업이익 30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 6.49% 하락했다. 고성장을 이끌어 왔던 스마트폰 시장이 '레드오션'에 진입하면서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세뱃돈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전문가들이 급감했다는 것은 결국 증권가가 삼성전자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한국전력(3곳)이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전은 연료비를 100% 달러로 지급하는 대표적 원화 강세 수혜주로 원화가 5% 절상되면 영업이익이 1조원 상승한다"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요금 인상과 요금체계 개편에 따른 실적 정상화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올해 하반기 2% 수준의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2곳) 역시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였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바일 환경이 점차 확대되고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전환되는 대표적 기업"이라고 말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일본 및 동남아 진출을 높게 평가했다.
나머지 종목들은 한 표씩 받는데 그쳤다. 전반적으로 수출주보다는 내수 관련주에 초점이 쏠렸다.
SM(한국투자·아티스트 라인업의 지속적 발굴), 에스원(한국투자·에버랜드로부터 건물관리사업 양수, 시스템경비 가입자수 증가), 이마트(대신·공급체인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및 실적 턴어라운드) 등이 세뱃돈 추천주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미래에셋·모바일 쇼핑 고성장 수혜주), SK하이닉스(신한·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에 따른 과점효과 기대), 현대모비스(삼성·현대기아차 신차싸이클 진입), 롯데칠성(메리츠·안정적 실적이 유지되는 한국 대표 음식료 업체), 삼성중공업(메리츠·성장성과 존속가능성 겸비)도 추천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종목도 분산되는 모양새"라면서 "내수주가 많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내수경기 활성화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힌 점도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