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270억원 적자에서 작년 3조3800억원으로 1년새 3조6000억원이 새로 늘었다. SK하이닉스의 화려한 부활은 지난해 2월 새로 취임한 박성욱 대표이사 사장의 ‘기술 리더십’ 덕분이라는 평가다.
29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 순이익 2조8730억원 등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012년보다 39.4% 늘었고, 영업이익은 2270억원 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 매출액은 3조3677억원, 영업이익은 784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32.6%, 17.5% 감소했으나 이는 중국 우시(無錫) 반도체 공장 화재에 따른 것이다. 수익성의 척도인 영업이익률은 연간 기준으로 2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18.4%),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7.8%) 보다 월등히 앞선 것으로, 메모리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부활은 지난해 2월 취임한 박 사장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된 2012년 22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의 부진을 씻기 위해 작년 2월 박성욱 전 연구개발총괄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박 사장은 국내외에서 반도체 제조 기술과 관련해 10건이 넘는 특허를 갖고 있는 반도체 전문가로, 울산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하이닉스반도체 연구소장, 연구개발총괄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의 취임 후 실적은 반전을 거듭했다. SK하이닉스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1분기 3170억원에서 3분기 1조1164억원으로 급증했다. D램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과 미세 공정 전환에 따른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월 18조9000억원이던 SK하이닉스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기준 26조1000억원으로 1년새 7조2000억원 늘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만6000원대에서 3만6800원대로 38% 뛰었다.
SK하이닉스 실적 고공행진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지배하는 과점시장이어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안정적인 이익이 보장되는 시장이라는 이유에서다.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대주주가 바뀐 이후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면서 포트폴리오나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연말까지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