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명의 갤러리가 운집한 골프장이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20만 달러ㆍ우승상금 111만6000달러)이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의 스코츠데일 TPC(파71ㆍ7216야드)다.
스코츠데일 TPC는 지금 축제 중이다. 대회 기간인 3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은 약 50만명의 갤러리가 다녀갈 만큼 대성황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코츠데일 TPC의 진면목은 따로 있다.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코스로 통하는 16번홀(파3)이다. 이 홀에만 무려 3만여명의 갤러리가 운집,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술을 마시며 야유를 보내고 환호성을 쳐도 용납이 되는 이 홀은 굿샷이 나오면 천국이지만 실수라도 하면 지옥으로 돌변해버린다. 3만 갤러리의 야유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홀의 별칭은 콜로세움이다. 로마의 원형경기장과 닮았기 때문이다. 홀 전체가 스탠드로 둘러싸여 마치 풋볼 경기장을 연상케한다. 그만큼 선수들이 느끼는 위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9년 이후 3000석을 늘려 현재 1만5000명에서 2만명을 수할 있는 엄청난 규모다.
타이거 우즈(39ㆍ미국)는 지난 1997년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고, 재미동포 제임스 한(33)은 지난해 이 홀에서 7m 버디를 기록한 후 말춤을 선보여 3만 갤러리의 호응을 얻었다.
‘캐디 달리기’가 열리기도 한다. 선수들 골프백을 맨 캐디들이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달리기 경쟁을 한다. 예고없이 한 명이 달리기 시작하면 상대방 캐디도 속도를 내 달리기 시작하면 스코츠데일 TPC 16번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갤러리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있다. 자신의 티셔츠나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모자, 골프공 등을 갤러리에 나눠주는 등 선수와 갤러리가 호흡하는 코스로 축제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2월 2일과 3일 열리는 피닉스 오픈 3, 4라운드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