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36·서울시청)의 여섯 번째 올림픽 출전이 화제다.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무려 20년 이상을 올림픽만 바라보며 열정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 선수 중에는 마흔이 넘어서도 왕성한 활약을 펼치는 스타들이 많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는 류택현(43·LG)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투수 통산 최다 출전 기록인 899경기를 채운 류택현은 앞으로 한 경기만 더 출전하면 900경기 등판 기록을 달성한다.
지난해 지명타자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병규(40·LG)는 역대 최고령 수상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이병규는 LG와 3년간 계약을 연장하며 최소 42세까지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됐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두 명의 노장 골키퍼가 화제다. 2002 한·일 FIFA 월드컵에 동반 출전했던 김병지(44·전남)와 최은성(42·전북)이 주인공이다. 김병지는 지난 시즌 전남 수문장으로서 45골(6위)만 허용하며 전남의 리그 10위 자리를 지켜냈다. 대부분 20대 초반 선수들로 구성된 전남에서 맏형 역할을 해내고 있는 김병지는 새 시즌을 앞두고 리그 6위, FA컵 4강이라는 목표를 세워 재도약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역시 노장 투혼이 빛난 최은성은 김병지에 이어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다. 무엇보다 최은성은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른 즈음부터 시작한 웨이트트레이닝을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최은성은 지난해 31경기에 출전해 32실점으로 선방, 팀을 3위에 올렸다. 김승규(24·울산), 신화용(31·포항) 등 후배 선수들과 함께 K리그 대상 골키퍼상 후보에도 올랐다.
몸싸움이 격렬한 프로농구도 노장들의 활약이 뜨겁다. 지난 시즌 허리 디스크에 목 디스크까지 겹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김승현(36·삼성)은 비시즌 동안 훈련량을 늘려 명예 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내 프로농구 최고령 주희정(37·SK)은 국내 프로농구 사상 첫 5000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밖에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 김주성(35·동부)과 프로배구 V리그 최고령 후인정(40·KEPCO)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