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섭 단편소설 판소리로 만나세요"

입력 2014-02-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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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리꾼 이자람, 추물·살인 무대에 올려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소리꾼의 변화무쌍한 캐릭터 변신은 관객들의 기염을 토하게 만든다. 대본, 작창, 연기까지 모두 해내는 그는 언제나 무대 위에서 관객을 저 끝까지 후벼파고야 만다.

우리 시대 최고의 젊은 소리꾼으로 세계적 호평을 받고 있는 이자람<사진>씨 얘기다.

그는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희곡을 판소리로 탈바꿈, ‘사천가’와 ‘억척가’를 만들어 매회 전석 매진과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면서 국악계의 한 현상으로까지 떠올랐다.

이자람이 브레히트 이후 새롭게 꺼내 든 카드는 ‘사랑방 손님’으로 친숙한 작가 주요섭(1902~1972)이다. 주요섭의 단편소설 ‘추물’(1936)과 ‘살인’(1925)을 판소리로 풀어낸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이 오는 20~22일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그는 “주요섭 작가의 ‘추물’을 읽으며 어떻게 그 시절의 남성 작가가 이토록 여성 심리를 기가 막히게 써 내려갔을까 신기했다”면서 “처음 주요섭을 선택했을 때 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런 건 다 잊고 푹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주요섭은 1920~1940년대의 격변하는 한국사회 속의 다양한 삶, 특히 여성의 삶을 섬세하고 맛깔나게 그렇지만 날카롭게 담아낸다.

‘추물’은 소설 속 표현대로 ‘서방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외모를 지닌 추녀 ‘언년이’의 이야기를, ‘살인’은 열흘을 굶어서 사람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눈이 뒤집힌 어미아비에게 보리 서 말에 팔려서 결국 창부가 된 ‘우뽀’의 삶을 그린다.

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근대화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것이 잘못 자리 잡혔고, 그것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발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가와 작창자로만 나서고 직접 연기를 하진 않는다. 그가 이끄는 ‘판소리만들기 자’의 일원인 소리꾼 이승희, 김소진이 각각 ‘추물’과 ‘살인’에 출연한다. 후배 소리꾼들에게 그들만의 작품을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도 약간의 숨 고르기가 필요했다고 말하는 그다.

이자람은 이번 주요섭을 시작으로 계속 판소리 단편선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후배 소리꾼들을 위한 작품을 쓰고 있지만, 다음에는 자신을 위한 작품도 써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그간 두려움이 너무 컸지만 고민 끝에 도달한 답은 그냥 연습하고 작업하며 열심히 사는 것이었다”면서 “그게 내가 가장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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