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현오석 부총리와 NHK 회장의 공통점

입력 2014-02-03 10: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에스파냐의 작가 로렌조 그라시안은 ‘말이란 그 사람의 마음과 인격을 알리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보다 신중하게 내뱉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얼굴’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생각없이 내뱉은 말 한 마디로 홍역을 치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까운 일례로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카드 망언과 모미이 가쓰토 일본 NHK 회장의 위안부 망언을 들 수 있다.

우선,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2일 카드 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 “금융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고 말해 국민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었다.

현 부총리의 발언 이후 여야 정치권에서는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는 발언’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현 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했는데 책임을 당연히 따지고 물어야지 눈 감고 넘어갈 생각이냐"며 "염장을 지르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현 부총리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주고 불신을 키우는 일들이 벌어지곤 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할 시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물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도 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그는 "내 말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불안과 불편을 겪고 계시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 부총리의 발언이 수그러들 때쯤 이번에는 일본 공영방송 NHK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이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모미이 가쓰토 신임 NHK 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프랑스, 독일 등 전쟁을 했던 어느 국가에나 있었던 일이다. 지금의 도덕 기준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국내는 물론 일본 정치권에서도 NHK 회장을 앞다퉈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정권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함께당의 와타나베 요시미 대표는 "입장을 분별해서 발언을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결국 NHK 회장은 같은 달 28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으로 회견 자리가 처음이다 보니 분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 부총리와 모미이 가쓰토 신임 NHK 회장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유명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내뱉는 말은 그 어떤 사람보다 신중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

말은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더욱이 그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라면 더 더욱 안될 것이다. 말로 입은 상처는 칼에 맞아 입은 상처보다 더 아프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774,000
    • -0.17%
    • 이더리움
    • 4,780,000
    • +0.82%
    • 비트코인 캐시
    • 705,000
    • +1.88%
    • 리플
    • 1,974
    • -0.9%
    • 솔라나
    • 327,600
    • -0.64%
    • 에이다
    • 1,375
    • +2.54%
    • 이오스
    • 1,118
    • -2.61%
    • 트론
    • 279
    • +1.09%
    • 스텔라루멘
    • 660
    • +1.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650
    • -0.43%
    • 체인링크
    • 25,300
    • +5.11%
    • 샌드박스
    • 867
    • -3.2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