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볕 드는 태양광산업]고품질 ‘태양광의 쌀’ 경작, 미래 에너지 선점

입력 2014-02-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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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폴리실리콘 사업 고삐… 평균가격 오르면서 시장 회복 전망

▲OCI의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사진제공 군산시

2014년 태양광산업이 회복 추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사업에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의 쌀’로 불리는 기초 소재다. 더욱이 최근 중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 사태가 일부 안정되고 있고 셀·모듈 수요도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

◇국내 기업, 폴리실리콘 투자 올해 본격화=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다. 한화케미칼은 전남 여수에 연간 생산능력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짓고 현재 시운전에 나서고 있다. 상업가동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양산 이전이지만 해외 기업들로부터 계약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회사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크다”면서 “최근 진행한 테스트에서 발전효율이 글로벌 선두업체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을 양산하게 되면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이룬 국내 최초 기업이 된다.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 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 셀·모듈(한화큐셀·한화솔라원), 발전(한화큐셀·한화솔라원) 등 태양광 전 사업 분야에 나서고 있다.

삼성정밀화학도 올해 미국 MEMC와 합작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도전한다. 울산에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 중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사용하는 지멘스 공법이 아닌 전기가 적게 들어가는 고효율 FBR 공법을 적용했다. 폴리실리콘 원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비용을 낮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시황 악화로 2년째 국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던 KCC는 올해 해외에서 폴리실리콘 사업에 재도전한다. KCC는 사우디아라비아 MEC와 합작해 연산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또한 후발 기업들 외에도 기존 강자인 OCI(연 4만2000톤)와 한국실리콘(1만5000톤)도 올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다시 고삐를 죌 계획이다. 실제 OCI는 지난해 3분기부터 군산공장 가동률을 1년여 만에 100%로 끌어올렸고, 한국실리콘도 중단시켰던 여수공장 가동을 이르면 다음달 재개할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 드는 폴리실리콘 투자 왜?= 보통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려면 1톤당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 연간 생산능력 1만톤 이상의 생산공장을 건설하려면 적어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때문에 태양광 전 사업 부문에서 폴리실리콘은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부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이 폴리실리콘 투자에 나서는 것은 향후 태양광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본격적 태양광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수직계열화를 이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업황이 나빠져도 자체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고, 호황기에도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폴리실리콘은 이 같은 태양광 수직계열화에서 가장 윗단에 위치하는 ‘핵심’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현재 태양광 시장이 다소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향후 미래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큰 방향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시각”이라며 “향후 기초 소재 사업의 유무가 기업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폴리실리콘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풍부하고 값싼 전기도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원가에서 전기요금은 약 30~40%의 비중을 차지한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폴리실리콘 시장 경쟁에서 값싼 전기비용은 큰 혜택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태양광 소재 산업에서 원가 절감 요소는 크게 공법, 전기요금, 원재료가 꼽힌다. 이 중 전기요금 부분은 신기술 개발 혹은 정부 정책 변화가 아니면 절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1kg당 20달러 중반대 예고= 태양광 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폴리실리콘(순도 99.9999999%급) 평균 가격은 1kg당 20.9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0.72% 상승한 수치로 폴리실리콘 가격은 7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태양광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업계는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이 적어도 1kg당 20달러 중반까지는 올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A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4만2000톤을 생산하는 선두업체 OCI의 폴리실리콘 원가도 1kg당 약 20~21달러 수준인데, 평균 가격이 적어도 25달러 이상 올라야 후발 기업들이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도 “2011년 말 웅진과 KCC가 국내 공장 문을 닫은 것도 당시 30달러 이상 되는 원가보다 실제 거래가격이 훨씬 낮았기 때문”이라며 “팔면 팔수록 손해 나는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 등 올해 사업을 시작하는 태양광 기업들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1kg당 20달러 후반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정호철 이사는 “현재 흐름대로라면 1kg당 20달러 중반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올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만큼 연내 20달러 후반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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