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테이퍼링 때보다 여파 3배 더 커…오늘 최고 1088원 예상

입력 2014-02-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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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차 테이퍼링(tapering·점진적 자산매입 축소) 조치를 단행한 후 처음으로 열린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했다. 작년 12월 1차 테이퍼링 발표 때보다 변동폭이 3배 가까이 더 큼에 따라 외환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3일 장중 최고 1088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국시각으로 지난달 30일 새벽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FOMC 정례회의에서 월 7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6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발표했다.

그 여파로 3일 열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6원 오른 1081.0원에 개장했다. 이날 오전 10시59분 현재 11.00원 오른 1081.4원에 거래되며 상승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미 테이피렁 발표 직후가 설 연휴기간이고, 시장의 예상대로 테이퍼링 규모가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이날 환율의 변동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19일 시장이 거의 예상을 하지 못했던 연준의 첫 테이퍼링 결정 후 원·달러 환율은 개장장에서 3.7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2.9배 나 더 많이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날 마감장에서는 8.8원 상승한 바 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설연휴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1차 때보다 더 크다”며 “2차 테이퍼링이 발표된 이후에 신흥국의 유동성 축소가 현실화되면서 더욱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29일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10.8원 내린 1070.4원을 기록한 것에 대한 되돌림 현상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는데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날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환율은 1077~1088원에서, 이번주는 1077~1095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는 신흥국 불안에 따른 역외 매수가 상승 시도를 재개하게 하겠으나 이월 네고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78~1086원, 이번주는 1065원~1095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테이퍼링 강도가 높아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나갔던 자금이 선진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조가 명확한 만큼 신흥국 시장의 금융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대외불안이 연중 상시화 돼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최근 시장 변동성은 선거 등 주요 신흥국의 정치적 불안, 중국의 경기 둔화 등과 맞물리면서 장기화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흥국 시장 불안은 펀더멘털에 따른 차별화에 기반하는 만큼 신흥국 전체가 동조화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정권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들어 개시된 미국의 테이퍼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추세인데다 불안심리에 휩싸인 시장의 쏠림 현상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불안은 올 한해 한국 경제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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