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희망가게 200호점인 ‘행복한 봉제공장’ 사장 윤효녀(44·여)씨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이달 처음으로 재단에서 지원받은 사업자금 상환을 시작한다.
의류 디자이너인 윤씨는 1997년 이혼한 이후 직장생활과 사업 실패를 연이어 겪어야 했다. 이혼 당시 생후 18개월이던 딸의 양육권을 가져왔지만 여성 혼자의 몸으로 사회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이혼녀라는 사회적 편견 또한 이겨내야만 했다.
결국 그는 교육업체에 들어가 15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으며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며 살았다. 그러다 2012년 12월 머릿속에만 맴돌던 꿈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고교생이던 딸의 응원이 큰 격려가 됐다.
윤씨는 돈을 받지 않고 남의 공장에서 의류 관련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생활고는 여전해 딸은 외삼촌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 윤씨는 차비가 없어 서울 광진구청 부근의 집에서 동대문까지 걸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는 “출근을 해야 하는데 교통카드에 600원, 통장에는 436원만 있었다”면서 “생활비도 아니고 차비를 빌리는 건 정말 비참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윤씨는 희망가게 창업 지원을 받아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에 자신의 봉제공장을 열었다. 그는 봉제공장 창업은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얻은 기회이기에 생애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상호명을 ‘행복한 봉제공장’으로 지은 이유에 대해 윤씨는 “오랫동안 꿈꿨던 나만의 창업철학 때문”이라며 “사업 수익 중 일부를 나눠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경제 활동이 되길 희망한다는 나눔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가게는 저소득 한부모 여성 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윤씨를 비롯해 202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내달 14일까지 2014년도 창업 신청을 받는다. 재단은 최대 4000만원(임차보증금·운영자금 각 2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지원받은 운영자금은 개업 3개월 후부터 5년에 걸쳐 나눠 갚으면 된다.
윤씨는 한부모 여성 가장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혼은 죄가 아닌데 사회적 시선이 힘들죠. 당당하세요. 자기 일을 찾아 프로가 돼 꼭 성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