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잇단 악재…어깨 무거운 신제윤

입력 2014-02-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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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유출 후폭풍에 설 연휴 사무실 지켜…美 양적 완화 축소 본격화 ‘엎친데 덮친 격’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이어 터진 금융사고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으로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신 위원장의 책임은 더 막중하다.

신 위원장은 설 연휴 내내 금융위 사무실을 떠나지 못했다. 지난해 5만여명의 개인투자자 피해를 양산한 동양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위·금감원 임원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기 상태였다.

신 위원장은 카드사 정보유출과 관련,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면서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당국 수장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속전속결로 ‘금융회사 개인정보 유출 재발 방지책’과‘개인정보 불법 유통·차단조치’등의 대책을 마련, 이제 어느 정도 잠잠해진 상태다.

하지만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으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각종 개인정보 유출 실태가 드러나고, 설익은 정부 대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신 위원장은 당분간 정보유출 후폭풍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전화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금융회사의 대출모집을 한시적으로 중단하자, 텔레마케터들이 고용 불안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어 신 위원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부터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지만 미 테이퍼링 여파가 신흥국과 동유럽에 미치면서 우리나라에도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잇따른 금융사고와 대외 악재로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 구축을 위한 신 위원장의 야심찬 발걸음도 주춤해졌다. 그는 지난해 4대 금융현안 해결 및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등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해 기관간 이견으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정책금융 재편을 위한 산업은행법,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설치법 등 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산적한 과제를 안고 새해를 시작한 신 위원장이 더 이상 피해없이 금융사고 사태를 수습하고 금융산업 청사진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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