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저금리·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이자 마진 감소와 연이은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들은 지난해 KB·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를 5조2128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7조2116억원)보다 27.7% 감소한 실적이다.
순익 감소폭이 12.7%로 가장 낮은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익은 2조288억원으로 예상됐고 같은 기간 KB금융은 21.4% 축소된 1조3388억원, 하나금융은 29% 줄어든 1조1371억원, 우리금융은 무려 55% 감소한 7079억원으로 추정됐다.
금융지주의 수익 악화는 지주사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은행권의 순익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저금리 고착화로 주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떨어지면서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한 상황에서 STX그룹, 동양그룹, 쌍용건설 등 잇따른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은행권의 올해 순익은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불안, 대기업 부실 우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중소·서민에 대한 금융지원 압박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산재해 있어 금융권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최근 1억건 이상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금융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의무 강화 및 일부 영업제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회복세가 여전히 더디고 특히 체감경기는 아직 냉랭한 상태”라며 “서민과 중기에 대한 금융지원은 계속하면서 건전성 관리 및 소비자보호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인 만큼 실제로 수익성이 개선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6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7일 KB금융, 11일 신한금융이 각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