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이틀째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등 AI 확산 기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오리 살처분 현장에서 침출수가 유출되고 강원에서 청둥오리 집단 폐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충북 음성 씨오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이날 오전까지 추가 감염의심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앞서 1일 의심신고가 들어온 충북 진천 육용오리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AI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온 농장은 총 20개이며 이 중 14곳에서 AI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나머지 6곳 중 3곳은 음성으로 판정됐고 3곳은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 3일 오후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서 살처분된 오리를 넣은 PVC통이 새면서 침출수가 유출돼 제2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침출수가 유출된 곳은 지난 1일 AI 의심 신고가 접수돼 오리 9000여마리를 예방적 매몰처분한 농가로, 지난 3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형 플라스틱 용기의 70%를 초과해 살처분된 오리를 집어넣고 매립하는 과정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환경부와 업무 협조를 통해 매몰지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날 저녁 강원도 양구에서는 죽은 야생 청동오리 2마리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검사에 착수했다. 강원도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설 연휴 기간 AI가 전국으로 더욱 확산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 118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267만6000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