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오전 10시 부산시 사하구 은항교회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이날 부경보건고 졸업식에는 50∼70대 나이에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290여명이 중학교(119명)와 고등학교(174명)를 각각 졸업한다. 졸업생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김해순(60·여)씨는 입학 후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4년간 극진히 간호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해 고교 졸업의 기쁨을 누린다.
네팔인 이주여성 알레파라티마쿠마리(한국명 김은주)씨와 중국인 이주여성 리우얀리씨도 30대의 나이에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희망으로 부산경상대 사회복지행정학과와 중어중문학과에 각각 진학한다.
졸업생 중에는 아들이 사업에 실패한 뒤 며느리의 가출로 남겨진 지적장애 2·3급의 손자 2명을 돌보면서도 배움을 계속해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70대 나이에 특유의 성실함으로 졸업장을 받는 학생도 있다. 졸업식에는 임혜경 부산시 교육감이 참석해 늦깎이 졸업생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권영호 부경보건고 교감은 “모든 역경을 이겨낸 이들의 장한 모습은 어려운 경제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보통 이웃들에게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