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아파트는 건설사들의 든든한 캐쉬카우(Cash-cow)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며 오히려 주택사업은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주택사업은 건설사들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건설사들이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이자 아파트 시공물은 대형 광고판 역할도 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미지 형성 뿐만 아니라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마다 특화 전략을 앞세워 분양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져 건설사들은 특화된 기술과 차별화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본은 ‘공간’, 평면·공간 특화 전략 치열
지난 해 7월 고양삼송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했던 ‘삼송2차 아이파크’는 단지 내 ‘오픈스페이스’를 처음으로 특화 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 아파트의 ‘오픈스페이스(단지 내 중앙공원)’는 축구장의 약 3배 규모에 달한다. 올해 2월에는 ‘오픈스페이스’의 특화가 무색할 정도로 규모가 큰 단지 내 중앙공원이 등장한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거복합단지에 들어서는 미니신도시급 아파트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중앙공원은 축구장의 7배 규모다. 또한 이 단지는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분양면적을 줄임으로써 실수요자들의 구매부담을 줄인 실속형 평면인 ‘다운사이징 평면’이 도입된다. 분양 면적을 줄여 분양가는 낮췄지만 서비스면적을 최대한 확보해 실수요자가 누리는 공간의 크기는 넓힌 특화상품이다. 전용면적 71㎡, 72㎡ 221가구는 서비스면적을 전용면적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기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에 육박하는 실사용 공간을 제공하는 평면으로, 3~4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지난 해 중소형 4베이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현대건설과 금강주택 등은 중소형 5베이 구조를 공개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5베이 구조를 적용한 ‘위례 송파힐스테이트는 계약을 시작한지 보름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한 ‘명지국제신도시 금강펜테리움 2차’는 현재 분양률이 80%대를 돌파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명종합건설 등은 가변형벽체를 활용해 입주자의 취향이나 개성대로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도록 특화 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분양을 시작한 ‘울산 약사 아이파크’는 평균 10.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같은 시기 분양했던 ‘울산 신정 대명루첸’도 평균 5.7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은 4베이 구조로 자녀방을 전면에 배치해 채광을 극대화 했으며, 알파룸을 제공, 침실 또는 다른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알파룸은 주택형에 따라 수납, 학습, 서재, 놀이 및 가족소통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알파룸이란 서비스 면적을 아파트 내부로 끌어들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신평면 공간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뿐만 아니라 상가 역시 특화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에서는 왕십리뉴타운2구역 내 단지 내 상가 ‘텐즈힐’을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대규모 테라스 스트리트형 상가다. 상가에 테라스를 설치해 손님들이 여유로움을 한껏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강남의 신사동 가로수길,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처럼 길을 따라 들어서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다.
◇평면은 기본, 이제는 커뮤니티가 대세
신평면을 도입했던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은 보육단지로도 특화됐다. 이 아파트에는 최대 130명의 수용이 가능한 유치원이 들어선다. 지하1층~지상2층 1개 동 연면적 1715㎡의 규모의 어린이집도 마련된다.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중흥건설이 분양한 ‘중흥S-클래스 메가티움’은 공공기관 이전에 맞춰 공무원이나 임직원 등의 이주자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시설 등을 특화 했다. 단지 2층에는 자가발전 운동시설, 게임형 운동시설 등 특색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200m에 이르는 힐링트랙은 대구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사용된 몬도트랙이 깔려 있다. 그 외에도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헬스장, 사우나 등도 마련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건물 외관을 특화 시켰다. 현대산업개발은 자신의 브랜드를 형상화 시켜 건물 중앙을 ‘I’ 모양으로 비워뒀다. 건물 중앙부분을 비워둔 곳은 입주민들 위해 활용된다. 건물 중앙부분 지상 6층과 16층의 옥상에는 야외 북카페가 꾸며지고 21층과 23층은 야외테라스가 설치된다.
리얼투데이 김병기 과장은 "지난해에는 어느 해보다 특화 아파트를 내세우며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건설사들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라도 특화상품 개발에 집중,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건설사들의 불꽃 튀는 특화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