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현장을 가다] ‘딩동’ 주문 벨소리에 바빠지는 손…이마엔 땀이 ‘송글’

입력 2014-02-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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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관훈점 매장 체험…30분마다 손씻기 등 위생·안전관리 깐깐

▲산업부 이선애 기자가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관훈점에서 주문받은 빅맥버거를 만들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적정한 소스와 야채들의 적당한 간격 등을 준수하는 것이 맛을 좌우한다.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세계 1위 식품 서비스 기업인 맥도날드의 경영철학은 ‘QSC&V(Quality, Service, Cleanliness and Value)’다. 고객에게 좋은 품질의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를 통해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맥도날드의 엄격한 식품 품질과 위생관리 시스템 전반을 보다 생생한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체험하기 위해 기자가 맥도날드 매장의 일일 직원으로 나섰다.

지난달 24일 서울 인사동 초입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과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맥도날드 관훈점 매장. 1997년 오픈한 이 매장은 지난 2012년 리모델링해 감각적이고 현대적 인테리어로 탈바꿈한 곳이다. 기자가 찾은 오전 8시, 이른 시간임에도 매장에는 인기 아침 메뉴인 맥모닝과 커피를 주문하는 고객들로 붐볐다.

▲이선애 기자(왼쪽)가 김영아 점장과 함께 버거에 사용할 패티의 온도를 확인하고 있다.이선애 기자(왼쪽)가 김영아 점장과 함께 버거에 사용할 패티의 온도를 확인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다양한 연령대 직원 ‘호흡 척척’… 주문 1분 만에 뚝딱= 스무 살에 맥도날드 크루(Crew, 매장 직원)로 입사해 올해로 11년차인 김영아 점장이 크루룸에서 유니폼을 건넸다. 몸에 맞게 준비된 유니폼과 함께 ‘유니폼 매니저’가 직접 손으로 정성스럽게 적은 메모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맥도날드에서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디디는 직원은 상당수에 달한다. 때문에 이를 환영하고 격려하는 의미를 담아 처음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이런 메모를 전한다고 한다. 언뜻 ‘유니폼 매니저’라는 직책이 생소했다.

“고객들에게 빠른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QSR(Quick Service Restaurant)의 특성상 점장을 포함한 총 5명의 매니저가 식자재 및 품질 관리, 직원 스케줄 및 유니폼 관리 등 각자 맡은 영역에 따라 효율적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있어요.” 크루룸 한쪽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직원이 웃으며 설명했다.

깔끔한 흰색 셔츠와 남색 바지, 추운 겨울 날씨를 배려한 연두색 스웨터 그리고 맥도날드의 상징인 ‘골든아치’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앞치마까지 유니폼을 착용하고 나니 겉으로 볼 때는 영락없는 맥도날드 직원이다.

이어진 오리엔테이션. 크루가 되면 제일 먼저 거치는 과정이다. 30페이지에 달하는 크루 오리엔테이션 책을 통해 근로계약서 및 고객 응대 등 매장 직원으로서 기본적으로 알고 지켜야 할 내용들을 꼼꼼히 숙지하는 과정은 필수다.

맥도날드가 크루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매뉴얼에 따른 ‘위생’과 ‘안전관리’다. 김 점장은 “‘식품 안전 체크리스트’ 책을 통해 직원들이 매일 시간대별로 식자재는 물론 장비와 관련한 안전사항을 확인해 만전을 기한다”면서 “매월 점검해야 하는 사항이 100여 가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주방에서는 30분마다 손을 씻어야 한다’, ‘조리 시 장갑은 식재료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기름은 수시로 산가를 체크하고, 기준 산가를 넘으면 곧 바로 교체해야 한다’, ‘얼음은 총 3번의 필터링을 거치고, 드링크류는 2가지 종류의 필터를 통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등등 안전사항을 계속 중얼거리며 매장으로 향했다.

모두 바쁘게 움직이는 매장에서 나이 어린 학생부터 중년의 주부,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호흡도 뛰어났다. 주문 벨이 울리자마자 45명의 직원이 각자 맡은 영역에서 ‘뚝딱’ 음식을 만들었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받는 데까지는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선애 기자(왼쪽)가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관훈점에서 주문받은 햄버거를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좋은 품질의 신선한 식자재로 최상의 맛을… 이마에는 땀이 송글=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 틈에서도 위생 시스템과 식자재 관리교육은 이어졌다. 기자의 궁금증은 햄버거에 들어가는 쇠고기였다. 과연 광고 문구대로 100% 호주·뉴질랜드산 쇠고기일까?

“100% 쇠고기가 맞아요. 그 어떤 첨가물도 없어요. 간은 오직 소금·후추만을 사용해요.” 쇠고기를 굽는 직원은 소금과 후추만을 간단히 뿌린 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햄버거에는 분명 갖가지 첨가물이 포함돼 있을 것이란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양상추와 토마토 등 야채는 모두 진공포장 상태로 배송된다. 그때마다 사용할 양만큼만 야채 전용 냉장칸에 옮겨진다. 빵은 매일 직접 구운 빵만 사용한다. 김 점장은 “맥도날드는 기타 식재료는 오뚜기, 매일유업, 신세계푸드 등을 포함한 30곳의 국내 대표 식품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생 시스템과 식자재 관리에 대한 교육이 끝나니 시간은 벌써 정오를 향해 간다. 드디어 현장에 투입되는 순간이다.

맥도날드는 주문 전에 미리 음식을 만들어 놓지 않는다.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는 ‘메이드 포 유(Made For You)’ 주방 시스템의 원칙을 지킨다. 주문 이후 최대한 빠르게 제품을 내놓야 한다는 압박감에 이마엔 벌써부터 땀이 맺혔다.

토마토와 양상추는 제품이 떨어지기 직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다듬는다.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엄청난 양의 토마토와 양상추를 한 번에 다듬은 적은 처음이었다.

유난히 ‘1955버거’ 제품 주문이 밀려왔다. “1955버거는 어제 출시된 신제품이에요. 작년 한국 진출 25주년 기념으로 한정 판매한 제품인데 고객들의 요청으로 다시 선보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툼한 두께의 패티를 알맞게 구워야 해요.”

매니저의 지시대로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뿌리고 알맞게 구웠다. 패티를 열 장쯤 구운 후에야 ‘적당히’라는 감을 약간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조금이라도 탄 패티는 가차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따끈따끈하게 갓 구워진 햄버거 빵 위에 오리지널 소스를 소스건으로 뿌리고, 양상추와 토마토, 바삭한 베이컨, 그릴 어니언 위에 갓 구운 패티를 올리자 1955버거가 완성됐다. 층층이 쌓는 순서와 양에도 원칙이 있었다. 좋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소스와 야채들의 적당한 간격 그리고 갓 구워진 빵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식은 빵은 안 됩니다. 소스도 정확한 양만 나오도록 소스건을 꼭 사용해야 해요. 정확한 양이 중요합니다.”

가장 맛있는 햄버거는 매뉴얼에 담겨 있는 빈틈 없는 원칙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크루의 정성이 한 방울 첨가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자가 만든 햄버거를 먹은 고객들은 과연 맛에 만족했을까? 매뉴얼을 확실하게 지켰으니, 정답은 ‘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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