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대회 중계 경쟁]스포츠 중계 캐스터-해설위원, '찰떡 궁합'이 생명

입력 2014-02-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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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성재 아나운서 트위터)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축구경기를 시청할 때 국내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90분간 경기를 중계하는 인원이 단 한 명이라는 점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유럽에서는 축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종목을 홀로 중계한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 중계는 캐스터와 해설자, 투톱 체제다. 아나운서 혹은 스포츠 전문 캐스터는 특유의 순발력을 바탕으로 경기의 전체적 흐름을 설명하고 다양한 소재를 이끌어내 경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경우에 따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경기도 캐스터의 역량에 따라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기도 한다. 해설자는 경기의 흐름이나 승부처 등을 짚어주는 것은 물론 해당 종목에 대한 어려운 용어, 전문 지식 등을 알기 쉽게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전달한다.

유럽에서 스포츠 중계를 홀로 진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축구를 예로 들면 진행자가 경기의 대략적 상황을 설명하면 전후반 사이나 경기 종료 이후 스튜디오로 카메라를 돌려 전문위원들이 경기를 분석하고 승부처 등을 복기한다. 독일 국영방송 ARD와 ZDF에서는 전설적 선수였던 귄터 넷처가, 영국 국영방송인 BBC에서는 역시 전설적 공격수였던 개리 리네커 등이 이 역할을 맡는다. 경기 중 계속해서 상황이 발생하는 종목의 특성상 경기 중 캐스터는 경기 상황 위주로만 내용을 전달하고 경기 막간이나 종료 후 전문 인원을 투입해 경기를 분석한다.

국내에서는 이와 달리 캐스터와 해설자를 투입해 경기 중 일어나는 상황을 전달하고 즉석에서 함께 분석도 진행한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호흡이다. 해설자를 배려하지 않은 채 캐스터가 과도한 방송 욕심을 부리거나 해설자가 상황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해당 방송은 외면당한다.

▲피겨 중계를 맡은 배기완 캐스터(왼쪽)와 방상아 해설위원(사진=뉴시스)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SBS의 캐스터와 해설을 맡은 배기완 아나운서와 방상아 위원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오며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있다. 배 아나운서는 김연아의 마지막이 될 이번 대회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현지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 위원은 “김연아뿐만 아니라 어린 후배 선수들도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같이 큰 주목을 받는 경기에서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조합에 각각의 방송국은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송재익 캐스터-신문선 위원의 조합은 MBC에 이어 SBS로 자리를 옮겨서도 함께 중계를 맡았을 정도로 잘 알려진 구성이다.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이민성이 후반 41분 2-1 역전골을 터뜨리자 송재익 캐스터는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는 유명한 멘트를 작렬했고 신 위원 역시 흥분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러 단숨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 밖에도 2002 한일월드컵 당시 MBC에서 중계를 맡았던 김성주-차범근 콤비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함께 마이크를 잡았고 독일월드컵에서는 차 위원의 장남 차두리도 함께 중계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차 위원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SBS로 자리를 옮겨 배성재 아나운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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