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인 영남제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하늘)는 7일 윤 씨의 형집행정지를 공모하고 백 억대에 이르는 회사 및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거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증재 등)로 구속기소된 류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윤 씨의 형집행정지를 도운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된 윤 씨의 주치의 박모(55)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에게는 징역 8월이 선고됐다.
류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윤 씨의 형 집행정지가 가능하도록 진단서 조작을 부탁하고 이듬해 8월 그 대가로 주치의 박모 씨에게 미화 1만 달러 상당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또 2009∼2013년 영남제분과 계열사 법인자금을 직원 급여와 공사비 명목으로 과다하게 지급하고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86억원 상당을 빼돌려 윤 씨의 입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주치의 박모 씨는 윤 씨의 형집행정지와 관련, 3건의 허위진단서를 발급하고 그 대가로 류 회장으로부터 미화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아 왔다.
재판부는 그러나 류 회장과 박 교수가 윤 씨의 진단서를 조작하기로 하고 1만 달러를 주고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사건 당일 이들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또 류 회장이 영남제분과 계열사의 법인자금을 횡령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와 관련해선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63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의 경우 3건의 진단서 가운데 1건에 대해 "윤 씨의 상태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진단서 작성 전날 심각한 천식발작을 일으켜 위중한 상태에 빠졌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씨를 청부살해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씨는 2007∼2013년 3번의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를 15차례 연장했다.
이 기간 윤 씨가 세브란스병원에서만 38차례에 걸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