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승훈은 아직 1만m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1만m에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1만m는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차지했던 종목이다. 물론 당시 1위였던 스벤 크라머가 주로를 착각해 실격 처리돼 반사이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승훈의 기록은 세계정상권인 만큼 컨디션만 잘 끌어올리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아 보인다.
9일 오후에는 여자 3000m가 열린다. 한국은 오후 8시 30분부터 열리는 이 경기에 노선영, 김보름, 양신영 등이 출전한다. 특히 노선영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의 누나로 동생의 몫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노선영은 출국 전 인터뷰를 통해 “동생이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안타깝다”며 “나라도 가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노진규는 뼈암의 일종은 골육종의 투병 중이며 왼쪽 견갑골을 들어내는 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진규는 남자 쇼트트랙이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지만 결국 소치올림픽은 병상에서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
한편 노선영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06 토리노와 2010 밴쿠버 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토리노 대회 때에는 1500m와 3000m에서 각각 30위와 32위에 올랐고 밴쿠버 대회 때에도 각각 30위와 19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땄고 1500m에서 간발의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2011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남매가 나란히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2관왕에 올라 '빙속 남매'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3000m보다는 1500m가 주종목인 노선영은 9일 오후 일단 3000m에 나서고 16일 오후에는 1500m에도 도전한다. 세계정상권과 격차가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동생의 몫까지 뛰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인 노선영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