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이중국적 자녀 국적회복확약서 받고 공관장 내정

입력 2014-02-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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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춘계 재외 공관장 인사에서 복수국적(이중국적)자인 자녀를 둔 고위 외교관 4명에 대해 자녀의 한국 국적 회복과 병역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특명전권 대사에 내정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대통령이 재외공관장(대사 및 총영사) 인선에 자녀의 복수국적 문제를 연계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약서’를 받고 인사를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이 같은 방침이 다른 주요 공직에도 확산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미주·유럽 등의 공관에서 차석대사로 재직 중인 공관장 후보 4명으로부터 자녀들의 한국 국적 회복과 병역의무 '이행 확약서'를 제출받고 대사에 내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내정자의 자녀는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런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녀가 외국 국적자로 문제가 있을 경우 총영사나 대사 등 공관장에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병역 문제 등에 대한 국민 정서를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런 기류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곳곳에 퍼진 특혜성·비정상적 관행들을 바로잡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인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외교관 자녀가 부모 직업상 갖게 된 외국 국적으로 특혜를 얻고 있으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사회 지도층의 병역 문제 등에 민감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관장 임명 배제 대상에는 그 자녀가 외국 국적을 병역 회피 등에 악용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사가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자녀가 외국 국적을 갖고 있고 이것이 공관장 임무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될 때도 해당 인사의 공관장 인사 때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별로 자녀가 외국 국적을 가지게 되는 상황이 다양한데다 자녀 문제로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위헌적인 요소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런 내용을 명문화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외교관 자녀 중 130명이 복수 국적을 보유했으며 그 중 90%가 미국 국적이라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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