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2013년 성적표] 날개 꺾인 항공 ‘쓴맛’ … 해운, 손실확대 ‘죽을맛’

입력 2014-02-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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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해운 업체들은 지난해 유독 매서운 한파를 맞았다. 항공업계는 주요 업체들이 전년 대비 적자전환이라는 쓴 맛을 봤고, 해운업계는 흑자전환은커녕 영업손실 폭이 대폭 늘어났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저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한한공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이후 5년 만에 적자전환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0.4% 감소한 11조850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176억원, 당기순손실 38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체 실적 하락을 막지 못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8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감소했으며 5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7235억원으로 2.8% 줄었으며 당기순손실도 114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4105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36억원, 당기순손실은 6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은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여객과 화물 부문 실적이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한일관계 경색과 엔저 흐름이 대표적인 수익 노선인 한일 노선을 강타하면서 여객 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화물 부문 역시 전반적인 물동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위주로 공급을 조절했지만 영업손실은 피하지 못했다.

항공업계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회복이다. 또 최근 유가 하락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여객 부문은 아시아 역내 및 연결수요의 지속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며 화물 부문도 운송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역시 글로벌 불황과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2013년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발표한 상태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수익성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악화됐다. 한진해운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 10조3317억원, 영업손실 2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점진적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인한 컨테이너와 벌크 수송량이 증가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며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 영향으로 영업손실 폭이 120%가량 커졌다.

아직 실적 집계가 되지 않은 현대상선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 7조8151억원, 영업손실 24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시황은 지난 연말과 올해 초 운임 인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지만 향후에도 선사간의 지속적 노선합리화를 통한 추가 운임회복과 수지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벌크 시황은 봄철 중국 건설시즌과 2분기 남미 곡물 시즌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되살아나 점차 운임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년째 지속돼 온 해운업계 불황이 올해부터는 다소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올초부터 BDI 지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신중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황이 지난해 바닥을 쳐 올해 전체적인 업황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침체가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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