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2분기째 적자, 왜?

입력 2014-02-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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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에 발목…‘템플턴운용’ 지분 무더기 매도 눈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9위인 현대산업개발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달 23년만에 해외건설 수주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높은 주택비중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일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 총 18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2년 4분기 26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96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지난해 전체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4분기 매출액은 4조2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한 반면 당기순손실 201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현산의 적자는 10년래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손실 털기의 배경에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부동산 침체로 인한 주택사업의 손실이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산측은 부천약대 재건축에서 발생에 발생한 매출손실과 대손충당금 977억원을 반영하고 장기간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던 대구월배 2차 아파트와 울산 약사지구 사업을 시작하면서 442억원의 공사손실이 반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현산의 주택사업 비중을 지적해 왔다. 현재 10대 건설사들의 경우 매출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수확하면서 주택사업 비중을 크게 줄이고 있다. 반면 현산은 오히려 주택사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현산은 2010년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7.8% 였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58.4%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대형사들의 주택사업 비중이 대부분 10~20%대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현산은 지나치게 주택사업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해외시장 부진과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보니 사업성이 출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로 현산은 지난 2010년 해외진출을 선언한 이후 단 한건의 해외수주도 하지 못하다가 지난 달 24일 인도에서 약 560억원 규모의 아파트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는 단기간에 이같은 부진을 털어내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산은 뒤늦게 해외건설에 뛰어들면서 발주처의 주요 업체선정 기준인 시공실적이 전무해 활기를 띄기 쉽지 않다. 그나마 지난 달 수주 역시 국내 주택실적을 앞세워 수주한 것이다.

여기에 한때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지분 확보 경쟁까지 벌이던 템플턴자산운용이 최근 들어 주식을 대거 내다 팔고 있다. 템플턴의 이번 자산 매각이 지난해 4분기에 183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실적 발표를 전후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매도의 배경이 현산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예상 때문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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