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한국영화는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단 한 작품도 출품시키지 못하면서 최근 해외 영화제 가뭄현상을 이어갔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송강호, 고아성,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등이 주연을 맡은 ‘설국열차’가 비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려 아쉬움을 달랬다. ‘설국열차’는 월드프리미어 작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7일과 8일 양일간 특별 상영을 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고아성, 틸다 스윈튼, 존 허트 등이 베를린을 찾았다. 또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이 파노라마 섹션에, 김진아 감독의 ‘파이널 레시피’가 컬리너리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고,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리어리’, 박경근 감독의 신작 ‘철의 꿈’이 포럼 부문에서 상영된다.
경쟁부문 진출작이 없는 우리와 달리 중국 영화는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로예 감독의 ‘맹인안마’, 디아오이난 감독의 ‘백일화염’, 닝하오 감독의 ‘무인구’ 등 3편이 경쟁부문에 승선했다. 일본 또한 야마다 요지 감독의 ‘작은 집’이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비경쟁부문에서는 지난해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배우 레아 세이두의 출연작 ‘미녀와 야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덴마크의 거장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님포마니악’의 무삭제 버전이 상영돼 관심을 모은다. 조지 클루니의 연출작 ‘모뉴먼츠맨: 세기의 작전’ 등도 관객의 흥미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1958년 베를린영화제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2004년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은곰상을 수상했고, 2011년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단편 ‘파란만장’이 단편부문 금공상을 수상했다. 임권택 감독은 2005년 명예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작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경쟁부문에 초청받았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