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 사기대출 사건에 한국스마트협회가 깊숙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KT계열사 직원을 통해 수백 차례 반복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대출 사건이 이 협회를 통한 조직적 범행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자회사인 KT ENS와 협력업체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고려할 때 상당수 협력업체들이 한국스마트협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기대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협력업체 대표 6명 중 4명이 이 협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KT ENS 협력업체로 알려진 중앙티앤씨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스마트산업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홍콩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엔에스쏘울 대표 역시 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협력업체 대표 중 일부가 이 협회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간에 인맥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 이들 협력업체들이 모두 입주해 있어 관련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들 협력업체들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의 전화번호와 관리자가 동일하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4개 협력업체는 2개 SPC를 만들어서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사기 대출금 3000억원의 자금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들 협력업체들의 공모로 이뤄진 자금의 상당수가 1차적으로 협력업체 엔에스쏘울 계좌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엔에스쏘울 측은 여러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돈을 바탕으로 다른 대출금을 상환하는 돌려막기로 수년간 사기 행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대출금 상환 시 입금자명을 KT ENS라고 표기해 은행들은 입금자명만 확인하고 이 자금이 KT ENS 측에서 들어온 것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