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침체와 업황 악화 속에서도 일부 증권사들은 메세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고객 마케팅 활동의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의 메세나 활동은 영재 아티스트 후원과 고객 대상의 문화예술 공연 후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증권업계 침체가 워낙 심각해 은행·보험권 대비 메세나 활동이 광범위하지 않지만 고객과의 교감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메세나 활동을 꾸준히 지원 중이다.
여기에 ‘문화예술후원활동의 지원에 관한 법(메세나법)’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기업의 예술지원에 대한 물꼬가 트인 점도 향후 메세나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문화예술후원활동의 지원에 관한 법’은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활동에 대한 조세 감면 혜택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 대신·한투증권 재능 꿈나무 지원에 앞장
‘기업 이윤은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 이념을 지키고 있는 대신증권은 영재 피아니스트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9월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에서 대신금융그룹 이어룡 회장과 김일곤 대원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문지영 피아니스트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대신금융그룹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인 문지영 피아니스트에게 2년간 장학금과 학술연구비를 지원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문지영 피아니스트는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으로 한국인 최초로 폴란드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1위와 독일 에를링겐 청소년 국제피아노콩쿠르 1위에 올랐다.
대신금융그룹 관계자는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보인 그녀가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홈스쿨링을 한다는 점이 못내 안타까웠다”며 “이번 장학금을 통해 장래가 촉망받는 피아노 영재를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전 임직원이 동반나눔 실천을 위해 ‘매칭그랜트’ 제도를 도입한 한국투자증권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꿈과 열정을 지닌 전국의 아동 50명에게 매달 특기적성개발 후원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연말 본사 4층 대강당에서 한국투자증권 임직원의 매칭그랜트 기금으로 운영되는 ‘꿈을 꾸는 아이들’ 재능발표회, ‘2013 꿈이 있는 콘서트’를 개최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콘서트에는 매칭그랜트 수혜 아동과 보호자, 한국투자증권 임직원 등 250명이 참석했다. 예술과 학업 분야에 재능을 갖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6명의 매칭그랜트 아동들이 밸리댄스, 발레, 영어웅변, 트럼펫, 피아노를 연주하며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직접 무대에서 선보였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아동을 위한 아카펠라 합창단과 마술공연을 준비해 무대를 풍성하게 꾸몄다. 콘서트에 참가한 매칭그랜트 수혜 아동과 가족 전원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저녁식사가 제공됐다. 특히 연말 한국투자증권 임직원과 후원 아동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 신영·우리투자증권·증권금융 고객감성 문화마케팅 행사 개최
2008년부터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후원하는 신영증권은 발레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 대상의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매년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꾸준히 후원하며 발레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각 발레단의 정기공연 시 거래 고객에게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작년 4월엔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오픈 리허설의 참가 신청을 페이스북을 통해 받고, 무대 가까이에서 감상 포인트와 주요 동작 장면에 대한 설명을 미리 듣는 시간을 가졌다.
발레 ‘심청’은 지난 1986년 초연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중동 등 전 세계 15개국에서 공연되면서 한국 발레를 수출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컬처클래스’에서는 발레 갈라쇼를 비롯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바이올린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고객들에게 감성 마케팅을 전하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평소 익숙하지 않은 예술 장르를 조금 더 친숙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과 고객이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고객과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초청행사와 공연 관람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1100명의 고객을 초청해 올림픽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이은결 드림 매직 콘서트’를 개최하는 한편 6월 오페라 토스카, 8월 월드브리지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11월 오페라 나부코 등의 공연을 잇달아 개최한 것. 수준 높은 작품과 현장에서 세심한 고객 케어로 높은 호응을 받았다는 평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메시지가 있는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증권 유관기관에서는 한국증권금융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실제 증권금융은 내달 10일과 11일 양일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한 기부금 방식으로 후원한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박재식 사장 취임 이후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행사 후원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와 함께 공연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지난 2011년부터 힐러리 한 & 잉글리시체임버오케스라를 비롯해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