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환율 인상…현지 한국기업 '비상'

입력 2014-02-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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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 등 200여개 기업 진출…한국 경제에도 영향 미칠 듯

카자흐스탄이 11일(현지시간) 자국통화인 텡게화에 대해 평가절하를 전격 단행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승식 주알마티 삼성전자 법인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며 “카자흐 현지에서의 거래를 모두 텡게화로 하고 있어 여파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현지 딜러들은 평가절하 소식이 알려지자 1시간 만에 카자흐 내 모든 매장의 가격을 올리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신석우 주카자흐 한국석유공사 소장은 “당장 직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반을 구성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알렸다.

성광용 신한 카자흐스탄 은행 과장은 “지금 한국기업과 교민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정외영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장은 “혹시 모를 한국기업의 피해를 대비해 본사와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텡게화 절하 조치에 따른 긴박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주카자흐 한국대사관 또한 SNS를 통해 한국기업들에게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는 등 평가절하에 따른 후폭풍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카자흐에는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포함 한국기업 200여개가 진출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카자흐의 평가절하 조치가 한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 파급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자흐 중앙은행은 이날 오전 11시께 러시아 루블화의 약세와 소비재 수입 증가를 이유로 텡게화에 대해 큰 폭의 평가절하를 전격 단행했다.

중앙은행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텡게화 기준환율을 기존 155텡게(1066원)에서 185텡게(1272원)로 약 2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의 환율 인상은 예고 없이 나온 것이라 한국기업은 물론 현지사회도 혼란에 빠졌다.

현재 매그넘 등 알마티 시내 주요 대형할인점을 포함 상점들은 가격표를 바꾸느라 임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환전소들도 달러가 바닥나 문을 닫은 상태다.

카자흐 자동차 판매업체인 아스타나 모터스의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발표와 함께 텡게화 표시 차량 가격을 20% 올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수입품을 우선으로 가격이 일제히 올랐으며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마저 나타났다.

더불어 외환시장은 기업과 개인의 달러 사재기로 1달러당 환율이 최고 220텡게(1509원)까지 치솟는 등 혼란스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카자흐 금융당국은 2009년 2월 4일에도 바닥난 외화보유고를 늘리고자 달러당 환율을 하룻새 약 24%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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