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신속인수제(이하 신속인수제)가 산업은행을 구하기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차환발생심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신속인수제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 4곳 중 3곳은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이기 때문에 결국 산업은행을 살리기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A기업 한 관계자는“산업은행으로부터 1년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회사채에 대해 차환발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구두로 동의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치환발행심사위원회가 심사는 하겠지만 이미 신속인수제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은 차환발행이 통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은행과 해당기업 사이에 이면 동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초 신속인수제 취지와 어긋난다.
회사채신속인수제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회사채가 만기도래일 45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을 한다해도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통과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A기업과 B기업은 적어도 회사채 1년치 이상은 차심의 심사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신속인수제에 참여한 A기관 관계자는 “차환발행심사위원회서 산업은행의 발언권이 가장 핵심적으로 작용한다”며 “나머지 기관들은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자 차환발생심사위원회의 역할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제동을 건 것은 신용보증기금이다. 신용보증기금은 한진해운이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회사채 1800억원 중 산업은행이 인수한 회사채 700억원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800억원 중 지원대상인 80%에 해당하는 1440억원이 차환지원 될 경우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를 다른 기관들이 지원하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신속인수제에 포함된 기업은 만기도래 하는 회사채 20%를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업은행이 총액인수한다. 산업은행은 인수한 회사채는 신보(60%), 채권은행(30%), 금투업계(10%) 등 시장참여자에게 매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