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부와 기업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이 시장을 장악해왔던 블랙베리가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라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미국 육군에 스마트폰 약 7000대를 납품했다. 또 국가안보국(NSA)에도 수천 대의 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이 미 육군에 공급할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2로 이른바 ‘네트워리어시스템(Nett Warrior system)’의 일부분이다. 병사들은 전장에서 가슴에 부착된 삼성 스마트폰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미 삼성은 네트워리어시스템의 기기 공급자로 선정됐으나 이번 계약은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육군과 NSA 모두 삼성 기기에 자체 보안 소프트웨어를 장착할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삼성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 비하면 이들 주문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규제가 고도화된 금융과 헬스케어 등 민감한 산업에서 삼성 제품이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들 시장은 오랫동안 블랙베리가 장악해왔다.
시스코시스템이 기업과 정부 고객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상품인 일명 ‘스파게티 웨스턴’의 독점 스마트폰 공급업체도 삼성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은 고객이 종업원들의 스마트폰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블랙베리는 기업 고객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이 시장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북미 기업고객시장에서 블랙베리 점유율은 70%에 달했으나 지난해 5%로 축소됐다.
소식통들은 삼성이 최근 블랙베리의 최고정보책임자(CIO)였던 로빈 비엔파이트를 삼성SDS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또 방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출신의 칼 네룹을 기업 소프트웨어 판매 담당자로 끌어들이는 등 시장 공략을 위한 인재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