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여야 의원모임 결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친목도모 내지는 연구모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세 불리기’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에선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비박(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적극적이다. 김 의원은 작년 ‘근현대사 연구교실’과 복지 문제를 다루는 초당적 연구단체 ‘퓨처라이프 포럼’에 이어 지난 11일 통일 연구모임인 ‘통일경제교실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역사에 복지, 통일까지 모두 현 정부가 강조하는 쟁점들을 주요 주제로 삼고 있어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까지 아우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통일경제교실에는 같은 당 소속 의원 120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30명 등 총 150명이 모여 당내 최대 모임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친박 핵심 의원들이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결성했다. 유기준 의원이 포럼 총괄간사를 맡고 있으며, 친박 의원 78명이 회원으로 있다. 이 포럼은 매달 1~2차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연구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들어 노선갈등이 심화된 민주당 안에서는 비당권파가 지도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당내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 모임인 ‘더 좋은 미래’는 11일 발족식을 갖고 당을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운동권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출신과 시민사회 출신 인사가 주축을 이뤘다. 우상호·우원식·이인영 등 재선 의원과 김기식 박홍근 신경민 등 초선 의원 2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보스정치 시대, 중진계파정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정치와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지도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의원모임들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가 당 운영에 반영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계파를 양산하고 편 가르기가 심화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의원 수가 모이게 되면 공천심사 과정에 일정 부분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고, 지도부에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특정한 때만 되면 모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나중에 보면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미 수십 개의 모임이 있지만 대다수는 당에 입김을 넣고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모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