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서서 추진 중인 종교인 과세를 위한 법 개정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무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함께 계류돼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방은행 분리매각시 세금감면 법안, 금융소득 과세 강화법안 등도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 등 법안심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세법개정안에 담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의 반발로 국회 처리가 미뤄졌던 사안이다.
기재부는 이날 종교인들이 받는 격려금 등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했던 기존안이 아닌 ‘종교인 소득’ 항목을 별도 신설하는 안을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을 두고도 종교인들의 찬반이 엇갈려 법안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가 광주·경남은행을 분리매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6500억원 규모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향방도 안갯속이다.
여야 의원들 사이엔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법안처리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까지 조특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두 은행의 매각 중단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우선처리 법안에 올라 있다.
그러나 경남은행의 지역 환원을 요구해온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이 BS금융의 경남은행 인수 저지를 위해 또다시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6.4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도 경남 표심을 의식하면 밀어붙이기 힘든 여건이다.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와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를 골자로 하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법안은 정부와 여야간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 관련해 정부는 거래세 부과 방안을 내놨지만, 여야는 거래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정부·여당이 원하는 한국재정정보원법안, 야당이 원하는 국세청법·역외탈세방지 관련 법안 등은 2월 내 처리불발이 확실시되고 있다. 재정정보원법안은 여권이 재정정보원이란 새 조직을 만들어 보은용 낙하산인사를 하려는 것이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있고, 국세청법·역외탈세방지법은 여당에서 제정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기재위는 이달 중 단 하루씩만 소위별로 법안심사를 벌여 일정 자체가 빠듯한 터라, 자칫 2월 임시회를 빈손으로 끝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