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이자 한국스마트산업협회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 대표가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전세로 거주한 서초구 잠원동 소재 아파트(50평) 소유자가 지난 11일 새로운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집은 현재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서 대표가 아닌 제3자와 전세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서 대표가 거주한 이 아파트의 세입자 명의가 서 대표가 아닌 여성 김모씨로 밝혀지면서 주변 인물을 둘러싼 의혹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기자가 찾아간 13일 “최근 2~3주간 (서정기 대표) 얼굴을 보지 못했다. 택배 등 우편물을 전해줘야 하는데 난감하다”며 서 대표 행방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쌓여 있는 택배물과 등기우편 등을 보이며 최근 보름 넘게 서 대표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실제 서 대표가 거주한 아파트 발코니에는 커튼이 드리운 채 빈 집처럼 보였다.
서 대표가 거주한 이 아파트는 50평대 규모로 시세가 12억원, 전세가는 9억원에 달한다. 서 대표가 거주한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변 부동산 중계업자는 지난해 3월 이전부터 서 대표가 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성 김모씨 명의로 계약이 체결됐다”며 “서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서 대표는 여성 김모씨의 명의만 빌렸지 혼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 중계업자는 “(서 대표) 집을 방문했을 때 보통 살림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촐했다”며 “부인이나 가족과 함께 거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11일 이 아파트 소유자가 새로운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계약금 1억원가량이 여성 김모씨에 전달되는 등 서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한층 커졌다. 새로운 세입자는 오는 8월 잔금 9억원을 지급하기로 해 이 잔금의 행방도 관심 대상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실제 명의자 김모씨를 대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이 아파트의 매매 계약이 체결될 당시 전세를 떠안고 소유자가 구입해 세입자가 거주한 상태로 기존 전세 명의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 김모씨와 흡사한 이름을 가진 인물이 서 대표 소유의 계열사 대표로 확인됐다. 중앙티앤씨 감사와 중앙인터렉티브 상무, 엠스타일의 대표를 맞고 있는 김선희씨다. 이에 허위 명의자이거나 김 대표와 가족관계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여성 김모씨와 김 대표가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