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검찰, STX그룹 압수수색… 전 경영진 비리의혹

입력 2014-02-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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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검찰이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을 비롯한 전 임원들의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시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를 비롯해 STX조선해양, 팬오션, STX건설, STX에너지, STX중공업 등 계열사 6∼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사무실에 수사팀을 보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를 확보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지난해 회사 내부 관계자로부터 비리 제보를 접수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도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2009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해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직 임원들이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2월 초 산업은행을 비롯한 STX중공업 채권단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소하라는 공문을 STX중공업에 송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은 지난 2009년 말 STX중공업이 결정되지도 않은 프로젝트에 보증을 서 약 5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배임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STX건설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 계획의 시공사로 참여했다. 사업비 충당을 위해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2010년 5월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 압박과 일본의 정치·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미군기지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STX중공업은 지난 7월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갚았지만 채권단이 앞으로 잔여금 550억원을 올해 말까지 군인공제회에 갚아야 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작년 STX중공업에 강 회장을 배임 혐의 고소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공식 문서로 요구한 적은 없었다”며 “산업은행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STX는 “STX중공업이 연대보증한 행위는 당시 합리적인 경영 판단 내에 속하는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STX 압수수색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STX건설이 차입금으로 괌 현지의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도 면밀하게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STX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의 추가 자금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이라며, 관련 의혹을 신속히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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