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펀드 봄바람] 국내시장 2조 육박… ‘글로벌 상품’으로 판 키워

입력 2014-02-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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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쇼트펀드 식을 줄 모르는 인기

국내 펀드 자금이 물밀듯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롱쇼트펀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국가 간(Regional fund) 지수 및 종목 기초자산 활용이 가능한 상품 등을 개발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롱쇼트펀드란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하는 펀드다.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매수(롱)와 하락에 대비하는 매도(쇼트)를 동시에 구사하는 차익 거래다. 롱쇼트펀드는 일반적으로 주가의 움직임이 비슷한 두 종목을 이용하며 시장 변화에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최근 엔화 약세 및 실적 하향조정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안정성을 강조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상품 가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롱쇼트펀드, 최근 3개월간 5511억원 자금 집중 =최근 3개월간 롱쇼트펀드에 5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롱쇼트펀드로 551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기준일: 2014.2.13). 같은 기간 ETF(기타)와 월지급식 펀드에 자금이 각각 4737억원, 2570억원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지난해 초 1000억원 수준에 머물던 롱쇼트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월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최근 1조7000억원까지 불어나며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롱쇼트펀드 3개월 수익률은 1.40%를 기록하며 독보적 수익률을 뽐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2.10%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적이다. 6개월(3.17%), 1년(7.90%), 2년(10.99%), 3년(11.35%), 5년(26.88%) 등 중장기 구간에서도 안정적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의 미래에셋인덱스헤지증권투자회사(주식) 종류A는 같은 기간 6.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트러스트자산운용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W(1.95%),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I클래스(1.95%),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F클래스(1.94%) 등이 뒤를 이었다.

연초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인 배경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박경륜 리서치본부장은 “미래에셋인덱스헤지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주, 제약, 유통, 레저 관련주들이 차별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점이 성과에 기여했다”면서 “해당 업종들은 최근 거론되는 원화 환율에 따른 경쟁력 우려 및 외부 금리 요인의 영향력이 높지 않아 외부 변수에 의한 영향이 낮은 점이 시장 조정 시 오히려 빛을 발했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하지만 미국 연준이 추가로 테이퍼링(Tapering)을 실시함에 따라 미국의 긴축으로 인한 세계적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이머징 시장의 경기 위축은 한국 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향후 면밀하게 분석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은 돈이 몰린 롱쇼트펀드는 마이다스의 마이다스거북이90증권자투자신탁 1(주식)로 집계됐다. 실제 2581억원이 몰리며 설정액이 3725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에 2772억원이 몰리며 설정액이 952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상품 출시 ‘봇물’…글로벌 롱쇼트가 대세=롱쇼트펀드의 인기에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롱쇼트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4일 한·중·일 3국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구사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아시아포커스 롱숏펀드’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아시아포커스 롱쇼트펀드’는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중·일 3국(Grand Central Market)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구사하는 최초의 펀드다. 상관관계가 높은 한·중·일 기업의 경쟁관계를 활용해 국내 및 국가 간 투자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수익창출 가능성을 높였다. 또 기존 국가혼합펀드가 이머징, 선진국 등 각 지역별로 구성됐다면, ‘아시아포커스 롱쇼트펀드’는 이머징과 선진국을 모두 편입해 국내외 다양한 롱쇼트 거래로 시장 방향과 무관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앞서 하나UBS운용은 지난달 27일부터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글로벌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펼치는 ‘하나UBS 글로벌롱숏 증권자투자신탁 [주식혼합·재간접형]’ 펀드를 판매했다.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글로벌 롱쇼트전략 펀드 준비에 한창이다. KB자산운용은 이달 중으로 한국과 일본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롱쇼트펀드를 준비 중이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아시아 지역 관련 주식 롱쇼트펀드를 오는 3월까지 출시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한 단계 진화된 글로벌 롱쇼트펀드를 출시하며 헤지펀드 2라운드 전쟁에 나선 모습”이라며 “이는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조해지는 반면 중수익·중위험 절대수익에 대한 니즈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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