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 수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24)의 경기 시간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제 김연아의 운명은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빙판 위로 던져졌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부터 진행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에 출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자 생애 마지막 무대에 도전한다.
김연아와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 아사다 마오(24·일본)의 3파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회는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예측이 어려운 안개국면이다.
외신은 일단 김연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풍부한 경기 경험과 무결점 점프, 우아한 연기력이 그 이유다. 반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등에 업고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신예 리프니츠카야는 빼어난 점프와 스핀, 그리고 단체전 우승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열여섯 어린 나이와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은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리프니츠카야의 등장으로 뒷전이 된 아사다 마오는 8번의 트리플 점프로 반전을 노린다. 큰 대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아직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실제로 마오는 2010 밴쿠버 대회에서도 트리플 악셀 3번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등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세 명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선수는 김연아다. 3조 다섯 번째 선수로 연기를 펼쳐 5조 첫 번째의 리프니츠카야와 5조 마지막 연기자인 아사다 마오에 비해 빠르다. 전체 선수 중 17번째다.
최고의 조편성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워밍업을 마치고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마지막 조에 편성되는 것보다 중간정도의 조편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3조 다섯 번째 연기자라는 점은 빙질에 따른 변수가 부담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좋아하는 빙질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고 말해 경기력에 영향을 줄만큼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김연아의 선공이다. 두 선수보다 앞서 연기를 필치는 만큼 김연아의 연기 점수에 따라 두 선수가 갖게 될 부담감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연아가 홈 텃세를 잠재우고 피겨여왕으로 다시 한 번 우뚝 설 수 있을지 전 세계인의 이목이 러시아 소치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