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부펀드 CIC, 에너지 비중 줄이고 선진국에 베팅

입력 2014-02-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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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유럽 경기회복 혜택 기업으로 초점 전환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와 원자재 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투자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세계 5위 국부펀드인 CIC는 지난해 말 이후 에너지업체 지분을 15억 달러(약 1조5980억원) 이상 매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 전력업체 AES와 홍콩 청정에너지기업 GCL-폴리에너지, 홍콩증시 상장 중국 풍력발전업체 두 곳이 포함됐다고 WSJ는 덧붙였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IC의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며 “CIC는 셰일유 관련 기업 등 에너지 자산 추가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IC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에너지 관련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을 시작하면서 신흥시장 수요에 기댄 에너지기업의 투자매력이 떨어져 CIC가 초점을 바꾸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CIC는 지난 2009년 11월 7억1000만달러에 GCL-폴리 지분 20%를 인수했지만 현재는 지분이 4.6%로 줄었다. 또 AES 지분은 2010년의 15%에서 현재 8%로 축소됐다. AES는 미국업체이지만 해외시장 비중이 매우 높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경기둔화와 소비 위주로의 경제모델 전환도 CIC의 투자방향 전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인프라와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줄어들면서 CIC가 원자재 확보 대신 투자수익률 제고로 눈을 돌릴 여지가 생긴 것이다.

딩쉐둥 CIC 회장은 지난달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기회복은 가속화하고 있으며 유럽도 잠재력이 풍부하다”며 “그러나 신흥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지속에 자본 유출 등으로 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CIC는 최근 미국 내 대형 쇼핑몰을 보유한 제너럴그로스프로퍼티와 부동산투자신탁인 라우즈프로퍼티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 소식통은 “CIC가 북미 거점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뉴욕으로 옮기고 유럽 투자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만일 CIC가 뉴욕으로 거점을 옮기면 사모펀드와 부동산 등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딩 회장은 “현재 우리 자산 중 절반을 선진국이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진국 투자 비중확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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